진성닷컴

공지사항

홈>고객센터>공지사항


 
작성일 : 05-09-13 16:37
소나무를 위한 특별법
 글쓴이 : 관리자 (211.♡.237.99)
조회 : 3,757  
이수화 산림청 차장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방제특별법 내용 유념을

감염된 나무매매.유통 땐
상당한 불이익 감수해야


약 1억 년 전 이 땅에 삶의 둥지를 튼 이래 한반도에서 가장 많은 나무인 소나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종이다. 남북으로는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동서로는 울릉도에서 백령도에 이르기까지 소나무가 자라지 않는 곳이 없다. 소나무도 다른 나무들처럼 비옥하고 수분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이 유달리 뛰어나 바위틈이나 모래밭, 심산 유곡과 앞뜰에서도 볼수 있게 된것이다.

소나무는 버릴것이 하나 없는 아주 쓸모가 많은 나무다. 사실 소나무는 수천년 동안 우리의 의식주에 필수불가결한 자원이었다. 집과 궁궐을 짓는 건축자재로 사용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식용.약용에 이르기까지 소나무의 쓰임은 무궁무진했다. 잎.껍질.옹이.수지.꽃가루.씨.나아가 송이나 복령같이 뿌리에 공생하는 균 덩어리까지 소나무는 그 전체가 생활에 이용되었다.

소나무는 특별하다. 소나무가 가장 많이 분포하고 아주 유용하게 쓰이다 보니 소나무 자체가 우리정신문화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탄생을 금줄에 엮인 솔가지로 축하했고 영면을 소나무로 만든 관으로 기렸다. 소나무의 곧은 모습을 절개의 상징으로 보았으며 굽은 모습을 인고의 표상으로 여겼다. 임금의 행차를 도우려고 가지를 들어올렸다 하여 정이품 벼슬을 내렸는가 하면 토지를 상속해 주고 세금을 내도록 하는 소나무를 만들어 냈다.

소나무는 벌레에게도 친절한 이웃이다. 생태계의 식구에세 먹이를 제공하고 거처를 마련해 주는 좋은 일을 하는데, 우리의 처지에서 보자면 여기에 문제가 있다. 소나무를 두고 우리와 벌레가 다툼을 해야 하는 까닭이다. 1960~70년대의 송충이와, 80~90년대의 솔잎혹파리와의 싸움이 그것이었고,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승리였다.

그런데 벌레와의 전쟁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특별한 벌레가 도발해왔기 때문이다. 일본과 대만의 소나무를 절멸시키고 2000년대 이르러 우리나라에서 영역을 넓혀나가기 시작한 소나무재선층병, 감염되면 소나무를 100%고사시키는 까닭에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그 벌레가 우리의 소나무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시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별한 나무의 특별한 벌레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대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대책의 내용, 특 법 시행에 따라 국민께서 각별한 관심을 두셔야 할 사항은, 그러나 그리 복잡하지않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를 유통시키지 안호록 하는 일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을 일으키는 선충은 제 스스로 이동하지 못한다. 따라서 솔수염하늘소라는 매개층만 잡아주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이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를 이동,판매.이용하는 경우 선충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되어 소나무재선충병 퇴치 방안은 만사휴의로 끝날 수밖에 없다. 감염목이 계속 유통되면 9월 현재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한 전국의 49개 시.군에 애써 구축한 방어선이 무너지는 형국이 되고, 그 결과 소나무재선충병과의 전쟁은 승패를 예측하기 어렵게 된다.

법의 시행에 따라 감염목을 발견하거나 감염목의 이동사실을 신고한 분에게 지급되는 포상금, 반출금지지역에서 감염목을 이동시킨 사람에게 부과되는 상당액의 벌금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은 소나무를 지켜내겠다는 우리 모두의 결집된 의지와 노력이 특별한 나무를 보존하기 위한 특별법 시행에 소나무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국민여러분의 특별한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출처- 중앙일보